학창시절, 패션에 민감하던 때가 있었다. 특히 서태지와 아이들이 등장하면서 힙합이라는 음악과 함께 패션에도 힙합 스타일이 유행을 했고 듀스가 나왔을 때 힙합 스타일은 정점을 찍었다. 어른들은 통이 큰 힙합바지를 입고 다니는 청소년들에게 “바지를 질질 끌고 다니면서 온 동네 청소 다하고 다닌다”고 잔소리를 했고 우리 X세대는 어른들이 뭐라고 하거나 말거나 힙합바지를 질질 끌고 다녔다. 우리 시대는 연예인들이 입는 옷을 따라입는 게 유행의 시작이었고, 그게 패션의 정석이었다. 그렇다면 Z세대에게 패션이란 무엇일까?
X재국: 최근에 인기 있는 Z세대의 패션 트렌드는 무엇인가요?
Z연우 : 2020년을 기점으로 전 세계적으로 2000년대를 그리워하는 Y2K 패션과 문화들이 재유행을 했는데요. 지금 나오는 노래들도 그때 그 시절 사운드를 재현한다거나, 많은 사람들이 사진 찍는 용으로 구형 디지털 카메라를 구매하는 것처럼 Z세대에겐 생소한 옛날 문화들이 요즘 다시 트렌드가 됐어요. 그래서 Z세대가 좋아하는 패션도 Y2K 감성이나 전에 유행했던 스타일이 재유행하고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모리걸룩’이 있어요. 모리걸은 숲속에 있을 것 같은 소녀의 이미지에 맞는 스타일인데 일본 배우 아오이 유우로 인해 2000년대 후반에서 2010년대 초까지 유행한 스타일이에요. 조금 물 빠지고 여린 색감에 빈티지하고, 레이어드를 많이해서 입는 게 특징적이에요. 모리걸룩은 어떤 계기가 있어서 재유행한다기 보단, 사람들이 옛날 패션, 옛날 영화들에 관심을 가지면서 ‘허니와 클로버’, ‘100만엔걸 스즈코’나 ‘릴리 슈슈의 모든 것’같은 영화 속 아오이 유우의 패션을 흥미롭게 본 것 같아요. 또 최근에 뉴진스(NJZ) 덕에 ‘고프코어룩’도 유행이에요. 고프코어룩은 사실 2017년도부터 칸예 웨스트나 벨라 하디드도 자주 입는 스타일이라 전 세계적으로 잘 알려져 있었는데, 한국에서 유행하게 된 계기는 뉴진스(NJZ)의 사복패션 때문인 것 같아요. 고프코어룩의 특징은 등산이나 캠핑같이 야외활동을 할 때 입는 옷들을 트렌디하게 풀어낸 게 특징이에요. 윈드브레이커 재질의 옷들이 대부분이고, 재밌는 말로는 ‘동묘 할아버지 패션’, ‘공사장 패션’이라고도 부르기도 해요.
X재국: 만약 Z세대의 패션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요소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Z연우: 최근 '퍼스널 컬러'와 '추구미'라는 용어가 등장하면서 사람들은 더욱 개인적인 개성을 표현하는데 열중하는 듯합니다. 이러한 트렌드로 Z세대는 주로 '핀터레스트'라고 하는 디지털 클립보드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하여 독특한 자기만의 취향과 맞춤형 콘텐츠를 찾습니다. 이 플랫폼에서는 각양각색의 스타일을 가진 유명 인사들과 예술 작품들이 다양하게 소개되며, 사용자가 즐겨찾거나 저장했던 사진들을 기반으로 AI가 관련된 콘텐츠를 추천해주기도 합니다. 이런 방식으로 다양한 시각적 테마를 탐험하며 어떤 것이 제 나름대로의 감성에 부합되는지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일부 젊은 세대는 사랑하는 영화나 애니메이션이 중 특정 캐릭터의 의상을 재현하거나 따르기 시작하는 경우도 많다고 느껴집니다.
X재국: 그러면 의류를 구매하려면 어디로 갈까요?
Z연우: 개인마다 취향 차이는 있지만, 분명히 많은 사람이 온라인 쇼핑을 더욱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제품 리뷰를 확인할 수도 있으며 검색하기 편리하고, 특정 브랜드와 어울리는 아이템들을 함께 살펴보면서 상의부터 하의까지 한 번에 구입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합니다. 중고 의류 역시 패션 피플에게 널리 알려진 웹사이트나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 등을 통해 많이 거래되고 있습니다.
오프라인이 아닌 경우에는 성수동의 '무신사 스토어' 대림 창고 또는 'Ailand', 그리고 잘 알려진 여러 명품 브랜드들 또한 주로 홍익대학교 근처 및 성수 지역에 위치해 있는데 이런 장소에서는 자신이 사랑하는 브랜드의 실내디자인과 전시물 등 다양한 요소를 즐길 수 있으므로 방문 시 큰 만족감을 느낄 것입니다. 이러한 점 때문에 이처럼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쇼룸을 찾으러 간다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유행은 돌아온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패션계에서도 그 원칙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Z는 아오이 유우나와 동묘 할배 스타일의 패션에 대해 전혀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향후 패션이 IT기술과 결합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백트ゥ더퓨처3' 같은 작품에서 볼 수 있었듯이, 재킷이 스스로 걸치게 되거나 신발이 알아서 끈을 매 주는 그런 방식의 의류를 상상했죠. 그러나 2000년대 초반 인기였던 모리걸스타일 또는 고파코어풍이 다시 트렌드로 등장했다는 사실 앞에서는 깜짝 놀랐습니다. 결국 낡았다고 무시받지 않는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옛것들은 여전히 가치 있는 법"이라는 격언을 새삼 느끼며 이번 경험을 통해 배웠습니다.
◇필자 소개 = 이재국 작가는 서울예술대학교 극작과를 나온 후 'kultoo의 버페시안 쇼', 'SNL 코리아 시즌2' 및 라디오 프로그램인 '김창열의 올드 스쿨' 등을 포함해 여러 작품에 참여했습니다. 또한, '핑크퐁의 겨울 나라', '뽀롱포르로 콘서트' 등의 무대로 관객들을 만났습니다. 2016년에는 SBS 연예대상에서 방송작가상을 받았고, 현재까지 '아빠 왔다', ' 못 그리신 그림'이라는 두 권의 책을 출간하였습니다. 이연우양은 이러한 환경 속에서 성장한 이재국 작가님의 따님이며, 다양하게 능력을 발휘하며 일반적인 대한민국 청소년들과 마찬가지로 대중 문화에도 깊게 몰입하는 소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