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은 배우는 영화 '로비'에서 차가운 분위기와 비꼼의 미학을 보여주었지만, 그의 유머 감각과 웃음을 자아내는 말솜씨로 관객들의 마음에 깊게 각인되었다.
'로비'에서는 박병운이 연기한 손광우 캐릭터가 창욱을 맡은 하정우가 선도하는 신생기업과 정반대되는 성공 경지를 보여줍니다. 그는 실제로 기술적 능력을 갖추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비즈니스 감각과 네트워킹으로 계속해서 발전해나가는 캐릭터입니다.
영화가 시작되자마자 박병은이 출연하며 하정우와 쉬지 않고 치열하게 대화하면서 작품의 몰입도를 증진시킨다. 이에 따라 관객들은 계속해서 웃으며 매료된다.
특히 차분해 보이는 외모와 대조적으로 "I have to", "Alright, Alright 코다리" 등의 표현을 영어와 한국어가 혼합된 독특한 방식으로 사용하면서도 문법에 어긋나는 영어까지 자연스럽게 다루면서 풍부한 연기력을 선보인다. 이 능청스런 유머 감각은 관객의 거부감 없이 마음껏 웃게 한다.
현시점에서 로비라는 인물은 자기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선 어떤 일도 서슴치 않는 영리하고 날카로운 캐릭터로서 관객들을 만났지만, 디즈니+의 오리지날 시리즈 하이퍼나이프에서는 인간애가 넘치는 소신을 지닌 의사 역할을 맡아 온순하면서도 매력적인 모습으로 대중에게 다가서고 있는 배우 박병은이다.
번역가와 반대되는 존재인 배우로서, 어떠한 캐릭터도 완벽하게 표현해내는 그에게서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무대로 나올지를 더 호기심 있게 지켜본다.
A.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는 결의 시나리오였다. 시나리오를 받자마자 아껴서 읽을 정도였고, 하정우 감독과 공통된 정서를 많이 교감했다. 개그감이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읽었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이 영화 안에 한국 사회의 축소된 민낯과 기성세대들의 잘못된 행태 등 다양한 메시지를 보여주며 뒤통수를 한 대 맞은 느낌이 들었다. 단순한 블랙 코미디가 아니라 사회의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메시지로 다가오는 게 좋았다.
Q. 손광우는 어떤 인물인가? 이전 작품에서 항상 동물이든 물건이든 어떤 이미지를 생각하고 만들어간다고 하였는데, 이번에도 염두에 둔 부분이 있는지 궁금하다.
A. 이번에는 냉철한 사업가, 로비를 위해 안면 몰수하는 인물이라고 접근하지는 않았다. 손광우는 자신의 일에 프라이드가 있고 로비 또한 일적으로 중요하다고 여기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자신감 있고 당당한 태도가 그를 차갑게 보이고 더 이기적으로 보이게 만들었던 것 같다. 그리고 창욱이 로비 하는 것을 알게 된 화장실 씬에서는 광우가 속으로 내심 놀랐을 것이다. 매립형 기술이 뛰어난 걸 알고 있기 때문에 창욱이 로비까지 뛰어든다면 불리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광우를 통해 더욱더 조장관을 향한 로비에 집중했다.
Q. 손광우라는 인물을 구축하는 데 있어 하정우 감독과 가장 주요하게 논의한 지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A. 코미디 요소가 있는 인물이지만, 그런 곁가지를 다 자르고 오히려 진지하게 캐릭터를 연기하고자 했다. 코미디를 표현하고자 하는 것보다 지금 상황과 대사를 진중하게 표현하고자 했고. 그런 것들이 감독님과 잘 맞아떨어졌다.
Q. '하이퍼나이프'에서는 휴머니즘 가득한 한현호를, 반면 '로비'에서는 자신의 사업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베테랑 로비력을 지닌 손광우를 연기했다. 각 캐릭터의 매력은 무엇이며, 본인과 싱크로율이 비교적 높은 인물이 있다면 누구인가 ?
A. 표면적으로 완전히 다른 인물을 표현하는 게 굉장히 재미있고, 배우로서 흥미로웠다. 한현호와 손광우가 너무 다르지만, 제 안에는 두 인물의 모든 것이 들어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캐릭터마다 저의 모습을 투영할 수 있고, 이는 제가 다양한 캐릭터들을 연기하는 동력이라고 생각한다.
Q. 본인의 캐릭터를 가장 잘 드러내는 장면 혹은 대사가 있다면 무엇인가? 한국어와 영어가 섞인 묘한 영어를 사용하는데, 애드리브는 없었는지?
A. 골프장에서 창욱과 마주치는 씬이 생각나는데 "로비할 때는 절대 주저하지 마"라고 말하는 그 장면이 창욱과 광우의 지금 현실적인 상황을 잘 나타내는 것 같다. 이 영화의 큰 맥락인 둘의 로비 상황이 잘 드러나 있고, 앞으로 누가 이 사업을 가져갈 것인가 집중되는 장면이기도 하다.
영어 대사는 거의 대본에 충실하게 했던 것 같다. 감독님과 모든 배우가 순간적인 애드리브 보다는 항상 약속된 상황을 연기했다. 원래 훨씬 많은 영어 대사가 있었는데, 인물에 맞게 심플한 표현으로 캐릭터를 완성해 갔다
Q. '로비'만의 관전 포인트는?
A. 영화 '로비'는 웃으면서 보다 보면 현재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현대 사회의 문제와 부조리함을 떠올리게 되고, 이는 코미디적인 요소와 잘 어우러진 작품이라고 한다. 재미와 메시지까지 담은 '로비'에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린다.